하늘에서 내린 첫 승객
(이걸 어쩌나, 개학날이 멀지 않아 할 일이 많고많은데…)
한 처녀가 바다가에 서서 울상을 짓고있었다. 어느 한 섬분교의 교원이였다.
겨울방학에 뭍에 나와 교수강습을 마치고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들이닥친 강추위에 바다가 얼어붙어 배길이 막혀버린것이다. 배길이 열릴 때까지 옴짝달싹 못하게 되였다.
하는수 없이 숙소에 돌아온 처녀는 눈이 까매서 자기를 기다리고있을 사랑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꾸 밟혀와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그런데 세상에 이런 놀랍고도 희한한 일이 있을가.
주체73(1984)년 2월 14일, 누구인가 급히 숙소의 방문을 열고 선생을 위해 비행기가 뜨니 빨리 차비하라고 알리는것이였다.
꿈을 꾸지 않나 꼬집어보니 꿈은 아니였다.
그러했다. 분명 꿈이 아니였다.
그날 새학기 첫 수업을 할수 없게 되여 울고있는 처녀교원에 대한 사실을 보고받으신 위대한 장군님께서 비행기를 띄우도록 하신것이였다.
직승기가 날아올랐다. 승객은 처녀교원 하나뿐.
하늘에 둥 떠서 마치 환상동화의 주인공같은 심정에 잠긴 처녀의 눈아래로 분교가 있는 등대섬과 알릴락말락 비행장도 안겨왔다. 비행장이라기보다 직승기리착륙장이라고 불러야 더 정확할것이였다.
하지만 참으로 사연깊은 비행장이였다.
전해까지만 해도 등대섬에는 비행장이 없었다.
그래서 어차피 직승기로 무엇을 날라가거나 날라올 경우 공중에 떠서 싣거나 부리우지 않으면 안되였다.
섬주민들의 불편을 헤아리신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그해 여름 보통지도에 점으로도 표시되여있지 않은 등대섬의 몇집을 위하여 직승기가 내릴수 있는 비행장을 닦도록 은정어린 조치를 취해주시였다.
바로 그 비행장에 처음으로 하늘에서 내리게 된 승객이 나라의 《왕》들을 키우는 처녀교원이였다.
이리하여 전국의 모든 학교들과 같은 날 같은 시각에 등대섬 분교에서도 새학기 개학의 종소리가 정답게 울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