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복숭아
위대한 김일성동지께서는 어린시절에 부모님들과 웃어른들을 위하시는 마음이 참으로 지극하여 온 마을 사람들의 찬사를 받군 하시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 5살 나시던 해 여름이였다.
그때 고향집뜰안에는 김보현할아버님께서 송산골에서 떠다심으시고 해마다 거름을 주며 정성껏 가꾸시는 복숭아나무가 한그루 있었다.
어느날 소나기가 멎자 할아버님을 따라 뜰안의 터밭으로 나가시던 어리신 수령님께서 복숭아나무밑에서 걸음을 멈추시더니 탐스럽게 열린 복숭아를 이윽토록 쳐다보시는것이였다.
남새밭에서 일하시던 할아버님이 허리를 펴며 물으시였다.
《증손아, 너 거기서 뭘 그리 쳐다보고 서있니?》
수령님께서는 주렁진 복숭아를 가리키며 말씀드리시였다.
《할아버지, 복숭아가 참 많이 열렸어요. 하나만 딸래요.》
《복숭아가 아직 덜 익었다. 불그스레해질 때까지 조금만 더 기다려라.》
수령님께서는 더 조르지 않으시고 뜰안의 과일나무들을 한바퀴 빙 둘러보시더니 할아버님이 일하시는 남새밭으로 가시여 일손을 도와드리시였다.
할아버님께서는 아무래도 손자분이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것 같아 물으시였다.
《무엇을 생각하고있느냐?》
그런데 수령님께서 대답대신 이렇게 물으시는것이였다.
《할아버지, 이 과일나무들은 할아버지가 가꾸셨지요?》
손자분의 뜻밖의 물으심에 할아버님은 의아해하시였다.
《왜 그러느냐?》
《그래서 난 누구도 복숭아를 못따게 하려구 그래요.》
《그건 왜 그렇게 하려느냐?》
《할아버지가 제일 땀을 많이 흘리시구 수고하셨는데 다른 사람이 먼저 따면 되나요?》
할아버님께서는 나어리신 손자분이 품고있는 생각이 너무도 기특하고 대견스러우시여 아무 말씀도 하지 못하시였다.
그날부터 수령님께서는 동무들이 찾아와 복숭아를 따먹자고 졸라대면 그때마다 손을 저으시며 《아직도 덜 익었어. 다 익거든 따먹자.》라고 타이르군 하시였다.
며칠후 복숭아가 먹음직스럽게 익었을 때였다.
어리신 수령님께서는 할아버님의 승낙을 받고 복숭아나무에 올라가시여 빨갛게 잘 익은 복숭아들을 따시였다.
그러시고는 그중에서 제일 크고 잘 익은 복숭아를 고르시여 할아버님께 맨먼저 가져다드리시고는 할머님과 아버님, 어머님 이렇게 차례로 드리시였다.
그러신 다음에야 동무들에게 복숭아에 깃든 할아버님의 정성을 이야기해주시면서 남은 복숭아를 동무들과 같이 나누어 드시였다.
세월이 흘러 위대한 수령님께서 고향집을 떠나 혁명의 길에 나서신 다음부터 해마다 복숭아가 익는 철이면 할아버님을 비롯한 일가분들은 뜰안의 복숭아나무를 쳐다보며 그때 일을 못잊어 추억하군 하였다.